4월 11일에 열린 ‘ADHD 세미나’가 서울에서 진행된 세미나라 지방에 계신 분들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세미나를 못 오신 분들을 위해 비비빅 5월 호에서 세미나의 주인공 중 한 분이었던 어머님의 얘기를 소개할게요.
준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언제 아셨나요?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늦다고만 생각했는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 계기는 6살 때 교회 선생님이 “준현이가 아무래도 자폐아 같아요. 어머님이 다음에 와서 한번 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얘길 건네면서였어요. 전 그 당시에 굉장히 불쾌했지만, 그 마음을 누르고 다음 예배시간에 교회를 갔더니, 준현이는 조용히 예배를 드리는 분위기를 참지 못한 듯이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렀고, 또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상 밑으로 들어가서 상을 들어 올리는가 하면, 서랍 문을 여러 번 닫는 등.. 집에서는 보지 못한 행동을 보여줬어요. 전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움직이는 준현이를 보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집에 와서 심하게 야단을 쳤었어요. 알고 보니 준현이는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 소통이 안 되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였는데, 유치원 선생님들이 말을 못했던 것이었어요. 준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 방문한 소아정신과에서 아직 6살이라 검사받기엔 어리단 것과 “의사생활 30년 만에 이런 아이는 처음 본다.”라는 말을 듣고 왔어요.
그 후 어떤 행동을 하셨나요?
생각해보면 전 극성스런 엄마였어요. 그래서 제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평균 이상으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준현이는 평균 이하였으니까요. 전 결국 말로 해도 듣지 않는 아이 때문에 매를 들었어요. 그게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해서 일 년 이상 폭력적인 훈육을 지속했는데 어느 순간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서 경남 아동보호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기관에서는 3시간에 걸쳐 준현이의 상태를 검사했고, 자폐성향의 사회성 학습장애, ADHD라는 진단을 받았고 선생님은 나에게 “어머니 참 많이 힘드셨겠네요. 아들이 다른 아이들과 달라 보입니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고, 내 아들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 계기가 되었어요.
검사 이후 병원에서 놀이치료, 언어치료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일 년 정도만 하면 정상적으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준현이는 제자리를 맴돌기만 했어요. 마음 같아선 약을 먹여서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막고 싶었지만, 약 기운이 떨어지면 감당할 수 없는 금단 현상을 겪게 될 내 아들을 지켜볼 수는 없었어요. 그러던 중 놀이치료를 함께하던 엄마를 통해 밸런스브레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사기 같다고 느껴졌어요.
처음엔 밸런스브레인을 불신했는데 어떻게 프로그램 등록을 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사기라도 좋으니 검사라도 한번 해보자’라는 심정으로 아이와 함께 검사를 받았는데 3시간이 걸린 병원검사보다 40분 검사한 밸런스브레인의 검사가 더 정확해서 놀랐어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이 풀리기도 했고요. 사실 준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잠을 잘 안자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제가 묻기도 전에 “준현이는 불안도가 높아서 수면장애가 있을 거예요”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사기라도 좋으니까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선 6개월 정도 다니면서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등록을 했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떤 변화가 눈에 보였나요?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이해력이었어요. 전에는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르고 위험하다고 말해줘도 그 이유를 몰랐던 아이였는데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어려워서 맴도는 단어들을 말해 동문서답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가족들과 웃으며 대화를 해요. 그리고 손 씻기와 같이 단순한 행동도 몸에 익히기 어려워했는데 스스로 손도 씻고, 제자리에 10분도 가만히 못 있던 아이가 집중력이 생기고, 2줄 이상의 문제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보고 풀어요. 그리고 가장 믿기 힘들었던 것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치르는 날 담임 선생님에게 온 메시지였어요. 도움반에서 시험을 봤던 준현이가 반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서 40분 동안 시험에 집중했다는 내용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시험을 보는 우리 아이 사진이었어요. 이게 밸런스브레인 운동 프로그램과 시지각 러닝을 함께 한지 3개월 후였는데, 준현이의 성적이 객관적으로는 반 평균 이하였지만 저에게는 고득점으로 느껴졌어요.
달라진 준현이 얘기를 들으니 놀라워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여전히 있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한 마디만 해주세요.
‘커지면 좋아지겠지, 애들은 원래 다 그래!’ 하고 안일한 생각으로 지나쳐 버리면 아이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밸런스브레인은 아들을 변화시키면서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조금씩 가져다주었어요. 양육방법의 변화, 자녀의 변화, 내 생각의 변화 등을요. 그리고 아이의 기능적인 문제까지 부모의 책임이란 생각에 죄책감을 갖기 보다는 내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부모의 사랑으로 감싸주고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럼 아이가 변화할 수 있어요. 남들보다 느리고 조금은 특별한 내 아이가 가장 귀한 보석이 되는 그날까지 사랑으로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