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원주에서 올라온 고2 남학생의 엄마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밸런스브레인을 우연찮게 알게 되었고, 1년 3개월 정도 이용했습니다.
제가 우리 아이의 틱을 알아차린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아이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혀있어서 이상하게 여기고 살펴보니 손가락 누르기, 비틀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 제발 그것 좀 하지 마! 그것만 하면 엄마가 짜증나”라고 타박했고, 그 뒤로 안했어요. 그리고 손가락 군살이 조금씩 없어져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발가락을 비틀고 있더라고요. 엄지발가락만 빼고 다 비틀어서 굳은살이 생기고, 그 자국은 아직도 남아있네요.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니, 손으로 오는 증상은 계속 참으려고 하고 그게 발로 간 것 같아요.
제가 아이의 틱 증상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지만, 돌이켜보면 2~3년 전부터 초기증상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이에게 생기는 변화들을 부모가 가장 먼저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 부부는 맞벌이고 아이는 학원가기 바빠서 실상은 서로 얼굴보기 힘들어서 아이를 잘 알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내가 더 일찍 관심을 가졌다면…조금 더 빨리 틱 증상을 알아차렸다면…내가 더 빨리 대처했다면… 이런 생각들이 들었지만 마냥 이렇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기에 전 틱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틱과 관련된 자료를 찾았고 그걸 보며 공부했어요.
우선은 정신과에 가서 부부상담치료도 받고, 아이와 제대로 대화하고 싶어서 상담교육도 받았어요. 상담을 하며 배운 것은 부모가 아이의 틱장애를 인정하고 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말은 쉽죠… 다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틱 증상만 보면 속이 터져서 “너 그것 좀 하지마, 그만해!”하고 또 혼내게 되고, 아이는 부모와 멀어지고 계속 악순환이더라고요.이렇게 지쳐갈 때 쯤, 발가락 비틀기 외에도 다른 틱 증상이 생겼어요. 코를 킁킁거리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행동틱이 왔는데, 비염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 비염도 틱의 원인 중 하나로 알고 있었거든요. 상담만으로 된다고 생각하던 차에 다른 틱이 생긴겁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고 어깨를 들썩이는 증상이 생기고, 거기에 엄마의 일 때문에 원주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아이는 더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저도 너무 지쳐서 딱 한 명의 지인에게 얘기했는데, 그 분의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 ADHD 진단을 받아서 모래치료, 미술치료를 했고 틱에 대한 설명도 해줬어요. 그래서 전 발달센터에 가보기로 했어요.
거기서는 음악치료를 하면 좋아질 것 같다고 해서 음악치료를 몇 개월 받았는데, 아이가 기타 줄을 몇 번씩 끊어 먹더라고요. 기타를 치려고 하면 팔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해서 줄이 계속 끊어진다고… 음악치료 선생님이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해서 저에게 계속 얘기해줬어요. 아이가 학업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게 무섭고, 고등학교도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될까봐 무섭고 힘들다고… 그래서 전 과감하게 학원을 다 끊었어요. 그런데 아예 포기할 수는 없어서 제 욕심에 과외만 시켰죠. 성적이 오르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과외 선생님이 “글씨가 이상해요. 손이 이상한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글씨를 보니 이상하게 써져있고 공책이 찢어져 있고, 펜이 망가지고, 샤프는 휘어지고, 연필은 부러졌더라고요.
전 그때 알았어요. 우리 아이 틱이 더 심해졌다는 것을. 어깨를 들썩이던 운동틱이 손을 위아래로 휘젓는 틱으로 변했는데, 엄마가 무섭고 불편하니 엄마 앞에선 절대 보이지 않았던 것이에요. 그렇게 아이에게 사춘기, 음석틱, 운동틱이 모두 찾아왔어요. 너무 힘들어서 아이를 데리고 대학병원 정신과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약을 먹이세요”라고 하는데, 전 이 약을 정말 먹여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는 “엄마가 우선 이 약이 뭔지 알아볼게. 내일부터 먹자”라고 하고 일도 안하고 도서관에서 의약품 관련 사전부터 시작해서 약업 신문까지. 아이가 처방받은 약들을 살펴보니 결국은 알츠하이머 약이더라고요.
지금 한참 자라나는 성장기 학생에게 6-70대 나이에 먹는 약을 먹이는 것이에요. 그래서 정말 깜짝 놀라서 부작용과 적응증, 효과 같은 것을 면밀히 봤어요. 부작용은 수없이 나열되어있는데 효과는 몇 개 없더라고요. 갑자기 오줌을 쌀 수도 있고, 졸립고…전체적으로 조절능력을 떨어지게 만드는 약이더라고요.
우울증, ADHD를 위한 행동 저하 약 보다도 더한 알츠하이머 약이란 걸 먹이라니..그래서 전 아이를 붙잡고 이야기 했어요. 이 약을 복용하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요. 아이는 다 듣고 난 뒤 “난 엄마가 먹으라면 먹을 거고, 안 먹었음 한다면 안 먹을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약 안 먹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니 엄마는 안 먹으면 좋겠어. 그러니깐 우리 함께 견디자”라고 한 뒤 약물은 버렸어요.
그리고 전에 아이가 ADHD라던 지인이 다니고 있다는 밸런스브레인을 알게 되었고, 여긴 비약물이니 여기 밖에 없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전 사이트를 다 보고난 뒤 예약을 했어요. 그리고 검사, 상담을 받고 난 뒤 “전 원주에서 여기 대치동까지 오는 것이니 3개월만 하겠어요”라고 했죠. 왜냐면 아이가 중3이고 내일 모래 고등학교 시험을 봐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면 이렇지 않을 텐데, 다 커서 이렇게 시작하려고 하니 정말 안달이 났거든요. 그래서 매주 토요일 서울에 와서 두타임씩 했어요. 그럼 아이는 녹초가 되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이 힘들지?”라는 게 다였어요. 어느 날 “엄마, 나 틱이 언제 가장 심해져?”라고 묻더라고요. 전 이게 마음이 너무 아프면서도 고마웠어요. 자신의 증상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니까요.
센터에서 “틱은 완치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틱이 나올 때를 인지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라고 했어요. 아이가 가끔 증상이 나오려고 하면 왜 틱 증상이 나오는지 알기 때문에 방에 들어가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더라고요. 그럼 신기하게 또 나오려는 게 사라져요. 틱이 있는 아이들은 보통 틱이 나오는 걸 인지도 못하고 그냥 나오게 되는데, 우리 아이는 인지하고 멈출 수 있는 상태인거예요.
강연회에 오신 어머니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밸런스브레인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맡기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감기 걸렸을 때만 해도 약 먹었냐고 약 먹을 시간이라고 챙겨주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아이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집에서 같이 운동해야 합니다. ‘내가 힘드니까, 센터에서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는 생각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생각해요. 아이와 부모가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